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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교양/인문

생각의 기원, 생각은 어떻게 진화했을까(feat.비트겐슈타인)

by Gamangee 2022. 8. 11.

 

말을 하는 행위가 게임, 놀이라면 이 세상은 거대한 언어의 게임장, 놀이터이고 거기에는 모두가 합의한 규칙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사회성이 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의 언어는 언어적 관습, 문화적 규범보다 사회적 관행과 판단에 기반한다고 말한다. 인간만 할 수 있는 생각이란 문화나 언어가 아니라 원초적 사회성에서 기원했다는 것이다. 언어는 인간의 독특한 특성이다. 물론 많은 동물들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로 축적된 직관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침팬지나 다른 유인원들도 생각을 할 줄 안다. 유인원 역시 타인의 관점을 고려해 자신의 경험을 전달할 줄 알고, 일어날 일을 시뮬레이션하거나 인과관계에 따른 추론을 할 줄 안다. 또 자신의 판단을 스스로 관찰하거나 미래를 고려해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 과정은 유인원과는 다르게 독특하다. 인간 생각의 진화적 뿌리를 찾아들어가다 보면, 인간은 사회성에 기반해 객관적, 성찰적, 규범적 생각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토마셀로는 저서 <생각의 기원>에서 인간의 생각이 어떻게 기원되었는지 추적해나간다.

 

 

  인간은 어떻게 생각을 발전시키게 되었고, 왜 사회성에 기반한 생각을 할까? 진화에 그 답이 있을 것이다. 200만 년 전 호모 속이 출현하고 개코원숭이등의 지상에서 생활하는 원숭이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호모 속은 과일과 채소를 따먹는 일에 이들 원숭이들보다 밀리게 되었다. 그래서 대신인류의 선조들은 영양소와 칼로리가 풍부한 육식을 위한 사냥을 시작했다. 40만 년 전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는 본격적으로 협동을 통한 사냥을 시작되었다. 사냥의 협동을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했다. 그래서 당시 언어가 발달하지 않은 이들은 협동을 위해 손가락 지시와 눈동자로 방향과 행동을 지시했다. 원초적이고 단순한 소통방식인 손가락 지시는 사냥이 체계화되며 이후 제스처와 팬터마임으로 더 쳬계적으로 발전했다. 새로운 소통방식인 제스처와 팬터마임은 단순해 보이지만 인지적으로 혁신적인 발전이다. 제스처는 세 가지 새로운 인지적 표상을 만들어낸다.

 

 

 

 

 

1. 관점

 

상황과 사물을 상대방의 관점에 맞추어 바라볼 수 있게 된다.

 

2. 상징

 

상대방의 관점에 맞춘 소통 행위는 범주화되며 상징적인 기호가 된다.

 

3. 유사명제

 

제스처를 조합하고 분해하는 행동은 주어와 술어 구조, 두 가지 동기적 전략(요청과 정보 전달)을 만들어낸다. 이는 언어의 초기 버전이며 개인의 경험이 아닌 협동적 의사소통에 기반한 것으로 객관성의 기초로 발전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의 집단은 규모가 확대되고, 그에 걸맞게 제스처와 팬터마임은 인간의 초기 언어로 발전한다. 제스처와 팬터마임은 상징적 성격을 갖고 있어서 상징은 곧 처음의 뜻과는 관계없이 관습적 성격을 지닌 언어로 발전한다. 상징 제스처는 기호적이고 의미론적이며 범주론적 특성을 지닌다. 관습적 언어는 이후 특정 공동체만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공통 기반으로 발전한다. 사냥을 위해 협동으로 시작했던 손가락 지시가 제스처로, 제스처가 문화적이고 관습적인 언어가 된 것이다. 그리고 비트켄슈타인이 말했듯이, 인간은 언어로 생각을 한다. 언어가 달라지면, 생각이 달라진다. 따라서 생각과 언어의 기반에는, 사회적 협력의 본질이 담겨있는 것이다.

 

 

 

 

   영장류의 뇌의 상대적 용량은 물리적 환경이 아니라 사회 집단의 크기에 달려있다. 사회적으로 얼마나 복잡한 지에 따라 뇌 용량이 결정되는 것이다. 인류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협동하기 위해 생각을 진화시키고 그에 걸맞게 뇌가 커진 것이다. 인간은 유일하게 흰 눈자위를 가지고 있다. 흰 자위가 있으면 눈동자의 방향이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인간만 시선 정보를 활용한다. 12개월 아기는 눈을 따라가지만 유인원은 고개 돌리는 쪽을 따라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유인원은 자신에게 해를 입힌 행위자는 복수하지만 자신과 관련 없는 제삼자에게 피해 준 행위자는 처벌하지 않는다. 반면 아이들은 제삼자에게 피해를 준 행위자도 처벌한다. 세 살짜리 아이들도 타인에게 사회적 규범을 강요한다. 이처럼 인간의 생각과 지각에는 사회적 존재였던 선조들의 뿌리가 담겨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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